어머니
피카소의 마더
어머니
정세나
비는 언제나
어머니의 마음을
적시며 내렸지요
어머니의 마음을
적시며 내렸지요
바람은
숭숭 헤어진 당신의 가슴에 드나들지라도
한 번도 외로움을
말할 겨를이 없었던 당신
출가후 가끔 뵈올 때마다
당신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했지만
내 무릎 깊이 파고드는 아픔으로 알았어요
당신은 어느새 후미진 언덕의
흰 억새가 되어
바람결에 홀로 흩날리던 수수로운 은발을
하 기운 나이 탓이라고만
조용히 웃으셨지요.
단 하루라도 자식들을 위해
건강한 모습을 보여 줘야한다며
고통을 오히려 웃음으로 보여주시던
은발의 우리 어머니
오늘 어느새
나도 당신의 나이로 다가서
가슴이 너무 아픈 날은
"어머니"하고 불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