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소묘 1. - 장석남
정로즈
2015. 7. 10. 17:20
소묘 1.
장석남
지금 그 섬마을엔
참나리꽃이 피었을 것이다.
둥글레꽃이 피었을 것이다.
마을 미루나무엔
지난 겨울 날리다가 걸린 연살들이
돋는 새잎에 가려지고 있을 것이다.
뚱뚱 감자꽃이
백옥 같은 말씀들을 피워 물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둥글레꽃은 피어서
뚱뚱 감자꽃들은 피어서
환하지 않아도 될 슬픔 같은 것까지도 환한
먼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