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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의 감미로운 감성을 아는가

정로즈 2011. 7. 1. 11:02

발라드의 감미로운 감성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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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사전에 보면 '발라드(Ballad)는 대중 음악의 한 부류로, 느린 박자와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가사를 지닌 노래와 때로는 약간 빠르면서도 반복적이고 서술적인 노래를 포함한다. 발라드라는 이름은 이야기 형태의 시나 악곡을 지칭하던 발라드에서 유래하였다. 이 말의 본래 뜻은 '스토리를 가진 노래'이며, '담시'(譚詩)라고 번역되기도 한다.'라고 되어 있다.


시청률 13%대를 보이며 회를 거듭할수록 각종 화제를 만들어내는 MBC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쟁쟁한 가수들이 출연한 것도 화제지만 청중 평가단 500명의 집중력 때문에 가수들이 엄청난 긴장을 한다. 청중 평가단의 상당수가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탄성을 지르거나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게 정상이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덕분에 제2의 인생 도약기를 맞은 임재범, 김범수, 알려지지 않았던 가수 정엽, 김연우의 콘서트에 사람들이 미어터진단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는 대부분 발라드이다. 뽕짝을 부른 가수는 한 명도 없었다. 요정 소리를 듣는 박정현의 노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김범수, 호소력 짙은 이소라, 새로 출연한 옥주현, 장혜진, 조관우 모두 발라드를 부른다.  BMK의 재즈와 댄스곡, 윤도현의 록 음악 정도가 약간 장르가 다를 뿐이다.


가요의 승부는 호소력과 감미로운 감성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과 이별이 발라드의 주요 재료인데 사람의 감성이 가장 움직이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이미 과거의 사랑이나 현재 또는 미래의 사랑은 포기한 메마른 사람들에게는 재미없는 장르일 것이다. 전혀 관계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아이돌들의 노래도 좋지만 대부분 댄스곡인데 율동을 그만큼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노래는 역시 가창력을 가장 쳐 주는데 아이돌 댄스곡으로 가창력을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가창력을 갖춘 ‘나가수’의 중견 가수들이 빛을 보는 것이다.


매주 ‘나가수’가 방영되고 나면 당장 그 노래들이 대박이 난다. 노래교실마다 ‘나가수’에서 불렀던 누구 노래를 가르쳐달라며 성화가 빗발친다. 


발라드곡들은 대부분 슬로 고고풍으로 배우기 어렵다. 뽕짝처럼 정해진 틀이 없기 때문이다. 저음부부터 고음부까지 정해진 틀이 없고 악보대로 그냥 가사만 따라 부르면 맛이 안 난다. 감성이 안 들어있기 때문이다. 요즘 뽕짝을 주로 가르치는 노래교실은 노인들만 남아 있고 발라드를 가르치는 노래교실은 중장년들로 만원을 이룬다. 


거기서 배운 노래를 하러 노래방에 가는 것이다. 노래방에 가게 되면 너도 나도 ‘나가수’에 나왔던 노래를 서로 먼저 부르려고 난리다. 다른 사람이 먼저 불러 버리면 예의상 또 다른 다른 사람이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


노래방은 노래연습장의 개념이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창법, 또 다른 음색으로 각자마다 이 시대 최고의 발라드를 음미해보는 시간이다.


노래를 부르려 노래방에 가는 것이다. 잡담을 하려고 가는 것이 아니다. 잡담을 하고 싶으면 술집이나 커피숍에 가야 한다. 노래방 도입 이래 20년 동안 노래방 매너 1번으로 늘 지적하는 문제이다. 가장 안 지켜지기 때문에 1번으로 지적되는 것이다. 음악회 가면 핸드폰을 끄거나 진동으로 하라는 부탁이 들어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내가 노래할 때 다른 사람들이 잡담이나 하고 있으면 노래하는 사람에게 방해는 물론 기분 나쁘듯이 다른 사람이 노래할 때는 경청해야 한다. 노래방도 사교의 연장이므로 매너가 필요한 것이다. 어두운 분위기에 음악소리가 깔리면 은폐되어 잡담이 묻힐 것 같지만 술취해 2차로 가는 노래방 잡담은 음악소리 때문에 더 커야 하고 술이 청력을 떨어뜨리므로 소음 수준이 된다.

 

노래방에서 그전에는 빠른 경쾌한 곡으로 분위기를 업 시키는 것이 미덕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전 국민의 가수화에 너도나도 동참하자는 것이다. 모르는 노래라면 관심을 갖고 들어야 한다. 남의 노래를 경청해서 듣고 자신도 그에 걸 맞는 노래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매너이자 같이 간 사람들에 대한 배려이다.


30년 전 유행하던 뽕짝 노래로 어디서나 같은 레퍼토리로 자기 순서를 메우려는 자세라면 노래방에 가는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가 봐야 흥미도 없고 노래 부르는 사람에게 방해가 되는 잡담이나 하고 올 것이 뻔 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감성은 30년 전에 이미 끝난 셈이다. '나가수'가 뭔지 '슈스케2'기 뭔지 알 리도 없고 관심도 있을 리 없다. '가요무대'라면 그나마 30년 이상 된 가물가물한 추억을 되씹으며 가볍게 볼 사람들이다.


마구 시끄럽게 흔들고 놀아야 잘 놀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분위기를 업 시키는데 필요하지만 100% 그렇게 놀고 나면 감동도 없이 지치기만 한다. 관광버스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나면 당시는 흥겹지만 남는 것도 없이 엄청 피곤해지는 것과 같다.


감성발라드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이미 감성이 죽은 사람들이다. 사랑과 이별의 주제는 살아 있는 한 최고의 화두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아직 살아있다는 의미이다. 사랑과 이별을 뽕짝으로 표현할수도 있지만 너무 정해진 틀이라 식상하게 느껴진다. 취향이 다르면 따로 가야한다. 같이 가면 서로 괴롭기 때문이다.

 

'나가수'의 청중 평가단 구성이 10대, 20대, 30대, 40대로 10년씩 구별하다가 50대 이상으로 나머지 세대는 뭉뚱그려버린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인정하듯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요무대' 정도만 보는 세대에게는 '나가수'에서 왜 청중들이 눈물을 흘리는 지 알 리가 없다. 가수들이 흥겨운 뽕짝이나 하지 왜 가슴을 쥐어 짜며 소리를 질러대는지 듣기싫어 채널을 돌려버리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시대에 뒤쳐지는 정지된 감성만 가진 가요의 문맹자들이다. 시류를 따라 가지 못한다면 정체된 제네레이션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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