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거울 속의 나를 가만히 들여다볼 때가 있다. 화장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늘
똑같다. 외출하며 가끔은 머리를 풀고 나가는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며칠 전에는 머리를 풀고
나갔다가 파마를 한번 해 보라는 벗의 말에 정말 그래 볼까 생각하다가 금세 생각을 접었다.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무렇지 않게 미용실을 들락거리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쩌면
너무 꾸밀 줄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파마를 했다가 만약 마음에 안 든다고 또 풀어버리는 것이
나에게는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언젠가부터 눈여겨보게 된다. 처음과 다르게 피부가 더 젊게
보이는 연예인이 많아진다. 주름에 주사를 맞는다, 어디서 피부관리를 받는다고 인터넷에 떠돌기도
한다. 화장품 광고에서는 그냥 그 제품만 썼을 뿐인데 좋아진다고 하지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출 수 없는 잔주름도 늘어나겠지만, 남들처럼
의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한 연예인이 눈에 띄었다.
예순을 한참 넘긴 그분의 인생 스토리를 들은 적이 있다. 카메라에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가
걱정되었는지 너무 가까이 카메라의 줌을 당기지 말라고까지 했다. 여자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아름답게 보이고 싶어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그분의 모습이 텔레비전 화면
가득 가까이 들어오며 웃을 때 잡히는 주름까지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얼마 전에는 행사하는 곳에 다녀오면서 책을 고르다가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서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구절에 마음이 닿았다. 누구나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자신이 늙는다고 느낄 때 어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인생은 죽을 때가
되어서야 완전히 성숙한 인간이 되는 것이고 완성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죽음까지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몫이라고 말이다.
이제는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게 느껴진다. 그저 막연하다고 생각이 들었던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렵다기보다 어느 시점이 되면 뭘 할 수 있을까, 뭘 하며 살게 될까 하면서 한동안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누군가는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니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아내기 위해 많은 책을 읽으며
허기를 채워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될 수 있으면 책을 더 많이 읽으려 하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게 된다. 한 가지씩 배워나가며 내 것으로 만들어간다. 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들도 생각하면서 꿈꾸게 된다.
시간의 흐름이 갈수록 빨라짐을 느낀다. 정말 지나고 보면 눈 깜짝할 사이인 것 같고, 주말이 되면
괜스레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한주를 보내며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 보기도 하고, 어떤 이유에서든
두려움이나 아쉬운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인생은 미완성이란 노래도 있다. 그리다가 마는 그림이라 하더라도 아름답게 그려야 하는 게
인생이라고 말한다. 겉모습만 잔뜩 그럴듯하게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를 아름답게
그릴 수 있도록 진정 노력해야 한다. 매일 한 페이지씩 책장을 넘기듯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며
조금씩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 인생을 위하여 살게 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경험도 하면서
내 삶의 소중한 시간을 고운 향기로 담아내고 싶다.
비꽃(이은숙)
똑같다. 외출하며 가끔은 머리를 풀고 나가는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며칠 전에는 머리를 풀고
나갔다가 파마를 한번 해 보라는 벗의 말에 정말 그래 볼까 생각하다가 금세 생각을 접었다.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무렇지 않게 미용실을 들락거리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쩌면
너무 꾸밀 줄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파마를 했다가 만약 마음에 안 든다고 또 풀어버리는 것이
나에게는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언젠가부터 눈여겨보게 된다. 처음과 다르게 피부가 더 젊게
보이는 연예인이 많아진다. 주름에 주사를 맞는다, 어디서 피부관리를 받는다고 인터넷에 떠돌기도
한다. 화장품 광고에서는 그냥 그 제품만 썼을 뿐인데 좋아진다고 하지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출 수 없는 잔주름도 늘어나겠지만, 남들처럼
의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한 연예인이 눈에 띄었다.
예순을 한참 넘긴 그분의 인생 스토리를 들은 적이 있다. 카메라에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가
걱정되었는지 너무 가까이 카메라의 줌을 당기지 말라고까지 했다. 여자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아름답게 보이고 싶어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그분의 모습이 텔레비전 화면
가득 가까이 들어오며 웃을 때 잡히는 주름까지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얼마 전에는 행사하는 곳에 다녀오면서 책을 고르다가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서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구절에 마음이 닿았다. 누구나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자신이 늙는다고 느낄 때 어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인생은 죽을 때가
되어서야 완전히 성숙한 인간이 되는 것이고 완성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죽음까지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몫이라고 말이다.
이제는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게 느껴진다. 그저 막연하다고 생각이 들었던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렵다기보다 어느 시점이 되면 뭘 할 수 있을까, 뭘 하며 살게 될까 하면서 한동안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누군가는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니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아내기 위해 많은 책을 읽으며
허기를 채워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될 수 있으면 책을 더 많이 읽으려 하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게 된다. 한 가지씩 배워나가며 내 것으로 만들어간다. 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들도 생각하면서 꿈꾸게 된다.
시간의 흐름이 갈수록 빨라짐을 느낀다. 정말 지나고 보면 눈 깜짝할 사이인 것 같고, 주말이 되면
괜스레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한주를 보내며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 보기도 하고, 어떤 이유에서든
두려움이나 아쉬운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인생은 미완성이란 노래도 있다. 그리다가 마는 그림이라 하더라도 아름답게 그려야 하는 게
인생이라고 말한다. 겉모습만 잔뜩 그럴듯하게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를 아름답게
그릴 수 있도록 진정 노력해야 한다. 매일 한 페이지씩 책장을 넘기듯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며
조금씩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 인생을 위하여 살게 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경험도 하면서
내 삶의 소중한 시간을 고운 향기로 담아내고 싶다.
비꽃(이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