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中전역 바위그림 조사한 장석호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12개성 유적지 30곳 발품 연구… 남방의 선각무늬 패턴 등 규명
“선사시대에는 그림이 곧 문자… 10m 높이 바위에 독창적 형상 가득
시탕지역 그림 앞에서 희열 몰려와”
지난해 7월 장석호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59)은 중국 칭하이(靑海)성 더링하(德令哈)현 소재지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네댓 시간쯤 달려 한 마을에 도착했다. 목적지는 지도에도 없는 곳. 바위그림 유적의 위치를 안다는 사람을 수소문해 차를 타고 몽골족의 여름 방목지를 찾아간 뒤 다시 계곡을 따라 수km를 걸어 들어갔다. 도중에 말, 산양, 사슴이 신화적인 모습으로 변형된 그림 등 수십 개가 그려진 바위가 풀꽃과 함께 눈에 들어왔다.
“기대도 안 한 발견이었어요. 기원전 그림부터 100년이 안 넘는 것까지 섞여 있는 겁니다. 요즘도 이곳 사람들이 제사를 지낼 때 은밀하게 바위에 그림을 그리거든요.”
장 연구위원은 2018년 11월부터 1년 동안 중국 베이징대에 파견돼 중국 전역의 바위그림을 조사했다. 남쪽 윈난성부터 북쪽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까지 12개 성에 있는 바위그림 유적지 30곳을 찾아다녔다. 10일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재단 연구실에서 만난 장 연구위원은 조사 때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바위 중앙에 소용돌이치는 태극이 그려져 있었다.
“‘스바스티카(svastika·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 문양)’의 변형이지요. 순환과 불멸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몽골의 산양 그림은 둥글어지다가 해의 모습을 닮습니다. 산양이 하늘이 내려준 빛의 상징인 거예요. 그게 다시 태극으로 변형되기도 합니다. 태극은 원류가 중원이 아니라 북방이에요.”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인이 꿈꾸면 청년의 미래가 열린다[동아 시론/이정재] (0) | 2020.02.02 |
---|---|
비단에 금박 아미타불 새긴 조선 불화 첫 공개 (0) | 2020.01.27 |
무영탑 그림자의 위로 (0) | 2020.01.22 |
[박종호의 문화一流] 네 살 때 시력 잃은 작곡가, 아내가 묘사한 정원 풍경을 불후의 협주곡으로 (0) | 2020.01.20 |
‘실친’과 ‘인친’ 사이… 당신의 친구는 어디 있나요 (0) | 2020.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