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나의 시

[스크랩] [생느 작가]정세나 시인 편-<애호박>

정로즈 2010. 2. 1. 15:10

애호박

                

                      정세나

 

 

버스 정류장이 있는 길섶에서

풋고추랑, 애호박, 오이  무더기 놓고

고운 새댁이 딸아이를 끼고

 

살아보려는 희망 부풀리고 있다.

 

한 무더기 천 원에 가져올 행복은

무심한 사람들을 따라 사라지고

 

뙤약볕에 시든 천 원, 절반 뚝 잘라 주는

애간장 타는 환한 웃음 붙들고

배고픈 어린 것이 칭얼거린다.

 

내 처녀 적 남을 도와주고 싶었던 마음 어디 가고

간장종지에 빠진 짠순이 장바구니가

오늘따라 왜 이리 무거울까.

 

어둠이 밀려오는 길바닥에 나와 앉아 있는

모녀의 애호박 같은 삶,

에누리하여 남은 동전들이 연신

딸아이 울음소리를 낸다.

 

 

 

 약력: 정세나
 
 

시인, 화가, 수필가 

본명: 정복순

대구 출생. 경북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1<생각과느낌>신인상.

<문학예술> 신인상 수필부문 수상.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미술가협회,

(사)한국수필가협회 회원

대구문인협회, 대구가톨릭문인협회 회원.

생느문학회 회장 역임.

대구펜클럽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대구원로미술인회 사무국장.

시집으로  「기도이게 하소서」등

 


 

출처 : 대구문인협회
글쓴이 : 八音。金美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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