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
정세나
버스 정류장이 있는 길섶에서
풋고추랑, 애호박, 오이 무더기 놓고
고운 새댁이 딸아이를 끼고
살아보려는 희망 부풀리고 있다.
한 무더기 천 원에 가져올 행복은
무심한 사람들을 따라 사라지고
뙤약볕에 시든 천 원, 절반 뚝 잘라 주는
애간장 타는 환한 웃음 붙들고
배고픈 어린 것이 칭얼거린다.
내 처녀 적 남을 도와주고 싶었던 마음 어디 가고
간장종지에 빠진 짠순이 장바구니가
오늘따라 왜 이리 무거울까.
어둠이 밀려오는 길바닥에 나와 앉아 있는
모녀의 애호박 같은 삶,
에누리하여 남은 동전들이 연신
딸아이 울음소리를 낸다.
약력: 정세나
시인, 화가, 수필가
본명: 정복순
대구 출생. 경북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1<생각과느낌>신인상.
<문학예술> 신인상 수필부문 수상.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미술가협회,
(사)한국수필가협회 회원
대구문인협회, 대구가톨릭문인협회 회원.
생느문학회 회장 역임.
대구펜클럽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대구원로미술인회 사무국장.
시집으로 「기도이게 하소서」등
출처 : 대구문인협회
글쓴이 : 八音。金美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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