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문태준의 시

정로즈 2010. 8. 22. 16:58






          	
          릴케의 표현대로라면
          "깊은 밤중에 무거운 지구가 고독에 잠긴다." 는 가을입니다.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아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모든 생명들이 여름의 빛을
          안쪽으로 거두는 때가 가을입니다.
          가을은 무엇보다 선명해서 좋습니다.
          공기가 차가워져 소리가 선명하게 전달 되므로
          우리는 생명의 고유의 음성을 직방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감각은 어느새 가을의 쾌청한 모드로
          전환이 되어 있고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
          문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