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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서현
밀밭에 바람이 불자 밀들이 춤을 춘다.
경상북도 경주시에 있는 시인 박목월의 생가다. 한적한 농촌이었을 생가는 지금 한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가, 다른 한쪽으로는 KTX가 질주하고 있어 섬처럼 고립됐다.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恨)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의 생가 옆에도 작은 밀밭이 조성돼 있다.
‘꽃무늬 적삼을 즐긴다’는 지훈의 〈완화삼〉을 목월은 흘러가는 구름처럼 흘러가는 시냇물(行雲流水) 같은 〈나그네〉로 승화시켰다.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이라는 시구에 맞는 장소를 발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 월간조선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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