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리가 본 '샤갈'展

어릴 적 화집 속에서 처음 본 샤갈의 그림은 내 영혼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깊고 짙은 푸른 색깔을 배경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연인의 이미지는 오래도록 잊히지 않았다. 어쩌면 샤갈의 그림은 이 고달픈 세상을 꿈꾸듯 왜곡시켜, 내 사춘기 시절 감금된 수업시간을 자유로운 하늘로 만들어버린 마법의 그림이었다. 나의 중고등학교 미술 시간은 샤갈 그림을 흉내내는, 드물게 행복한 시간들로 이어졌다. 염소도, 서커스 하는 남자도, 새보다 높게 나는 사람들도, 그래서 새가 되어버린 사람들도, 따라 그릴수록 샤갈의 그림은 "더 높이 날아도 돼" 하는 것만 같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맨 처음 유럽 연수를 갔을 때, 프랑스 니스의 샤갈미술관을 찾았던 게 엊그제 같다. 주로 종교적인 그림들과 온 눈에 햇살이 스며들듯 환해지던 스테인드글라스 그림들을 본 기억이 아련하다.
지금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샤갈의 '러브 앤 라이프'전(展)은 아내 벨라 로젠벨트가 생전에 어린 시절 고향에 관한 에피소드들을 때 묻지 않은 시선으로 써내려간 글들에 한 장 한 장 온 사랑을 다해 그려 넣은 샤갈의 드로잉들을 만날 수 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지나간 삶의 소소한 행복들에 관해 관람자는 벨라의 글과 샤갈의 그림을 같이 보면서 천천히 음미할 일이다.

중력의 법칙을 거스른 채 하늘로 함께 떠오르는 연인은 "예술과 삶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색깔은 오직 하나.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라고 말한 샤갈의 상징적 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30/2018083000158.html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묘법은 道 닦듯이 하는 그림작업… 생각을 비워내는 마당” (0) | 2019.02.18 |
---|---|
화가 김민주-현실 세계로 불러들인 이상향 (0) | 2019.01.20 |
[이진숙의 휴먼 갤러리](28)서구 시각서 보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선택적 거울’로 왜곡 (0) | 2019.01.03 |
혜은갤러리 정세나 초대전 (0) | 2019.01.02 |
푸른겔러리(2006) (0) | 2019.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