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새
정 세 나
집 밖으로 나아가
그림을 그릴 수 없는 날에는
네모난 방에서 꿈을 그린다
창 밖의 푸른 풍경 끌어들이고
밝고 투명한 햇살도 가져와
방안의 캔버스에 풀어놓고
점 하나 찍으면
점은 곧 새가 되어 날아오는다
자유를 열망하는 새의 날개 위에
훨훨 날아다니는 꿈을 덧칠한다.
새는 허공에서 퍼덕이다가
주저 앉는다.
끝없는 작업의 외로운 몸짓으로
창 밖을 그리워하는 꿈을 접고
나는 점 하나에 내 일생을 바쳐
내 사랑을 생생하게 불어넣기에
하루는 너무도 짧다.
캄캄한 네모난 방에서 점 하나가
그리움이 일렁일 때마다
눈을 뜨고 날아오르는
나의 점새.
(이미지 Dizzy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