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나의 시

장맛비 속에서

정로즈 2010. 7. 11. 21:34



            장맛비 속에서/정세나

            장맛비가 내린 청보리밭에 내 실없는 욕망을 버리고 싶네 속속들이 상심을 일어키는 부질없는 욕망 장맛비에 더욱 푸르게 일어서는 청보리밭에 슬그머니 쏟아버린 욕망이 부르터져 엎지르진 자취들 아무도 본 사람 없는 욕망의 빗줄기 속에 먹구름 천둥 치고 번갯불이 칼날같이 시퍼렇게 번쩍이는 찰라 내 옆에 서 있던 키 큰 미루나무가 흔들린데 그 모두가 내 탓이라고 나는 6월의 장맛비 속에서 비를 흠뻑 맞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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