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나의 시
봉숭아 정세나 바람 한 점 없는 여름날 뜨락에 봉숭아 꽃잎에 머무시던 나의 어머니 가슴을 짓이긴 핏물로 말없는 내 어린 손톱에 붉은 봉숭아 꽃물들이던 열 손가락마다 깊고 간절한 사랑이 오래오래 지워지지 말라던 어머니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고 봉숭아 꽃물로 말씀 하심은 가정 평화를 위한 인내이었지요 여름 날 봉숭아 꽃 피어나는 이맘 때면 내 손톱에 와 머무시는 나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