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백석...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정로즈 2020. 2. 27. 08:46

인물과 사건으로 본 조선일보 100년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백석(1912~1996·사진)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이렇게 시작한다. 백석이 조선일보 출판부 기자로 근무하면서 편집하던 잡지 '여성'에 발표한 작품이다. 오늘날 한국인이 좋아하는 연시(戀詩) 중 선두를 다툰다. 김소월 시가 여성적 비애의 전통 정서를 읊었다면, 백석의 시는 사랑의 낭만과 환상을 현대적 감성 언어로 그려내 21세기에도 뮤지컬로 제작되고 있다.

평북 정주에서 태어난 백석은 1930년 오산학교 재학 중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로 당선했고, 일본 유학(1930~1934)을 다녀온 뒤 조선일보에 입사해 교정부와 출판부 기자로 근무했다. 그가 재직 중 첫 시집 '사슴'(1936년)을 내자 당시 사회부 기자였던 김기림 시인은 "검은 머리의 웨이브를 휘날리면서 광화문통 네거리를 건너가는 한 청년의 풍채는 나로 하여금 때때로 그 주위를 몽파르나스로 환각시킨다"며 "시집 '사슴'은 주책없는 일련의 향토주의와는 명료하게 구 별되는 모더니티를 품고 있다"고 묘사한 서평을 조선일보(1936년 1월 29일 자)에 실었다.

백석은 1939년 조선일보를 퇴사한 뒤 만주 일대를 떠돌다 해방을 맞아 귀향했고, 분단 후 재북(在北) 시인이 된 탓에 대한민국에선 금지된 시인이 됐다. 하지만 1987년 납·월북 작가 해금 조치 이후 백석은 현역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배 시인'으로 꼽혀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27/20200227001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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