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서 캔버스를 펴고 연꽃을 그리는 화우를 보면서
다시 연꽃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들여다 보았다.
흙탕물 속의 자양분을 받고 지저분한 못 속에서
쓰러질 듯이 넘어진 대로
모두 한마음으로 꽃들을 피워내었다.
그리고 달 반을 내리는 장마를 이겨내고
사람들의 손길도 필요 않고
진흙과 상호관계를 맺으며 잘 자라서 쉬원스레 비를 맞으며
지는 꽃모양과 지는 꽃잎의 빛깔로 나에게 말을 한다.
"작은 연못이면 어떠랴.
한 계절 잘 살았다고
감사하며 비추이는 연못에
사그라들면 행복한 것을....."
정세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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