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나의 수필

[스크랩] 유의태 약수터 오르는 길에서

정로즈 2014. 11. 18. 12:18

 대문트레킹에 참가하여 유의태의 샘 (약수터)에 가게 되었다.

 

 약수터 가는 쉬운 길을 모르고 구현왕릉에서 표지판을 보고 오르는 길에 일행 가운데 친구는

중반에서 하산하고 나는 두어해 전만 하여도 자신 있었던 그때의 그 마음으로 젊은 문인들을

따라 올랐다.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흙길은 오랜 세월이 다진 단단하지만 두발자국을 나란히

찍을 수 없을 정도의 위험한 절벽을 이루는 흙 길이였다. 식은땀이라고 해야 하나 무더워서 쏟

아지는 땀이라고 할까 손수근도 없이 손바닥에 잡힌 윗 옷자락으로 연방연방 훔치며 조심스럽

게 오르다 보니 나 혼자 뒤처져있었다.

 한 걸음 걸음마다 깊은 산속은 무서운 생각을 들게 했다. 심산계곡에서의 토막 살인사건도 무

한 강도도 성폭행자도 여러 형태의 범법이 행하여 질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진태양난이

란 말은 이럴 때 해당되는 것을 나로서는 처음 체험했다.

 죽기 살기로 지금은 올라야한다. 아찔한 오름길에서 나는 인천에서 한의사로 있는 하나뿐인

아들을 떠올렸다. 그 아들생각하고 유의태 약수터를 올랐던 것이지만, 양학도 아닌 한의학을

전공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들이 허준의 동의보감을 자랑스럽게 설명하면서 어미를

침술의 실험대상으로 하던 아들모습이 나를 유의태 약수터로 오르게 했다. 그리고 간간히 나

를 맞아주는 야생화 풀잎들이 나를 구원하는 119였다.

 나는 잠시 여유를 갖고 사진에 담았다. 고마운 나의 왕산을 이루는 자연 형상들을... 유의태

는 의병장의 후손으로 산청, 진주, 합천, 거창 등지에서 질병과 고통 속에 처한 많은 사람을

의료한 神醫라는 전설처럼 전해지는 서출의 설음의 발자국을 따라서 神聖한 공기와 아득한

계곡물소리와 산새소리까지 나는 할딱이는 나의 작은 가슴에 안으며 아들처럼 목표를 향해

성취의 쾌감을 갖고 싶어 앞만 보고

오른다.

   

 

 

 

   

 

 산비탈을 다 오르고 보니 아스팔트길이 열렸다. 주차장에서 오르면 쉽게 오를 수 있는 아스팔

트길을 두고 한 곳만 고집하여 올랐다는 자부심을 나의 아들도 느낌으로 설레였을 것이리라.

어린아들의 얼굴이 또 떠올라 전화를 하기도 했다. "난 네가 자랑스럽데이"라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보이지 않은 일행을 좇아서 이 길 뿐이다하고 오르다가 약수터 입구로 가

는 돌계단에서

승용차로 온 건장한 두 젊은이를 만났다.  아직도 멀었냐고 물었더니 "다 왔어요" 다 왔다는 그

돌계단은 또 어찌나 멀고 힘들었던지. 나는 작은 바위를 지친엉덩이로 눌렀다. 그리고 가면서

하는 그들의 말을 들었다. "유의태가 실제로 이 약수터에서 물을 이용한 것 아니라고'  이 무슨

괘변인가. 그래도 유의태의 약수터 가기전 약 100m쯤에 가락국 시조대왕 (김수로왕)의 별궁지

였던 수정궁터가 있는 것도 마다하고 온힘을 쏟아 信意하나 만으로 오르고 있었는데...

 유의태 선생의 활동시에 한약제조에 사용하였다는 샘터(약수)는 서출동류수로 위장병과 피부

병들 불치병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지금까지도 알려져 약수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서출동류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샘물을 말하며 아침이면 떠오르는 햇살의 정기로 샘

안 가득 넘친다고 한다. 그 샘에서 한학의 역사를 읽고 있었다.

 

 

 

 

 

 

 

 

승용차로 온 등산객이 주고간 병에 가득 약수를 담고 ...

 

  오래오래 마르지말고 유이태 약수로 흐르고 흘러 신성한 기운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마실 수 있기를 기원한다.

유의태는 숙종 때 살다간 인물로 '마진편'이라는 홍역 전문 치료서를 저술한 의원이며 유이태가 유의태로 잘못 전해졌다

고 하며 1715년 그의 생을 산청군 생초면 신연마을에서 영민하였다고 전한다.

 

 

 

 

 

 

 

 

 

 

 

 

출처 : 정세나의 블로그
글쓴이 : 로즈마리 원글보기
메모 :

'정세나의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비진도에서  (0) 2014.11.18
비진도에서  (0) 2013.02.01
연꽃이 나에게 말을 한다.  (0) 2012.02.27
물빛의 이상과 과제  (0) 2010.05.11
느티나무에 대한 단상  (0) 2010.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