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에서 쓰는 편지 / 정세나
맑고 투명한 내 작은 방의 햇볕 속에서 오랫동안 쓰지 못한 편지를 쓰고 싶다.
내눈을 적시는 눈물이 강물을 이루는 긴긴 편지를 쓰고 싶다
그대와 함께 했던 기억들을 날마다 새롭게 햇볕으로 가득찬 긴긴 편지를 쓰고 싶다.
바쁜 세상살이에도 봄이면 푸른 싹과 꽃이 피는 싱그러운 아침에
여름이면 햇볕에 영그는 열매처럼 더욱 여문 믿음으로
가을 바람에 당신을 쉬게하고 봄을 기다리는 겨울 나무처럼
언제나 내 곁에 머무르고 있는 애처러운 그대를 향해 편지를 쓰리
오늘도 나는 햇볕이 찾아와 머무는 작은 방에서.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