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낙엽이
이일기
바람 따라와서
우스게 잘 하는
나의 친구야
그리움에 애닮픈 앙금으로
적막한 부두를 난타하고
돌아가는 해일을 보았지.
우리가 가장 연약해지는
저문 서창으로 와서
한동안 허허로이 서성거리다가
추억의 억센 물보래로
빈 창살을 죄 흐려놓고
밤 내 허물어져 가는 뜨락에서
한마당 서러운 춤을 추더니
아아, 서럽도록 서늘하게 돌아서 가는
저 덧없이 긴 옷자락 끄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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