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모정 - 정세나 - 모정 / 정세나 소중한 시절을 다 받쳐 보석보다 아름다운 넷 아이를 양육했었지 아이들이 달려오는 뜀박질 소리가 지금도 문밖에서 들려온다. 이 풍진 세상에 시달려도 네 아이의 뜀박질 소리는 지금도 들려오고 가진 것 모두 주어도 오히려 부족했던 나는 오늘, 빈 쭉정으로 남았는가 해.. 정세나의 시 2017.11.14
꽃처럼 피고 싶은 > 꽃처럼 피고 싶은 / 정세나 철마다 찾아오는 그때 그 바람은 아니었어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나를 바람인 당신이 입맞춤 하였지요 그대 옆에서 꽃처럼 확 피고 싶은 나는 날마다 홀로 파르르 떨며 기약도 없는 바람을 기다리는 이 마음 아무도 모를테지요 정세나의 시 2017.04.16
옻골마을 옻골마을 / 정세나 복사꽃망울들이 분홍색 고운 소리로 웃으면 옻골마을은 함성의 숲이다. 꽃이 숲길을 내고 완행버스가 지나다닐 때마다. 꽃은 덜컹 자지러지고 애먼 그리움은 꽃빛 바람소리를 낸다. 허물어진 돌담 아래 아이들 웃고 떠드는 소리가 뽀얀 먼지 속에 펄펄 날린다. 복사꽃 .. 정세나의 시 2017.02.21
나의 작은 방에서 쓰는 편지 작은 방에서 쓰는 편지 / 정세나 맑고 투명한 내 작은 방의 햇볕 속에서 오랫동안 쓰지 못한 편지를 쓰고 싶다. 내눈을 적시는 눈물이 강물을 이루는 긴긴 편지를 쓰고 싶다 그대와 함께 했던 기억들을 날마다 새롭게 햇볕으로 가득찬 긴긴 편지를 쓰고 싶다. 바쁜 세상살이에도 봄이면 푸.. 정세나의 시 2017.01.29
오월의 기도 오월의 기도/ 정세나 오월의 장미꽃으로 피어 있게 하소서 사무치는 그리움을 환한 등불로 밝히고 움트는 새순의 마음으로 당신을 기다리게 하소서 가시 돋친 성깔 꺾어버리고 당신의 구원으로 엮은 꽃다발로 사랑을 나누는 곤궁한 사람들을 위해 고개 숙여 기도하게 하소서 오월의 길.. 정세나의 시 2015.05.24
훌쩍 여행을 떠나다 훌쩍 여행을 떠나다 ▲ 일러스트 = 이정학 기자 장석주/시인 그 여름의 빛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긴 장마기에 접어든 서울은 비구름과 예고없이 쏟아지는 폭우로 늘 축축하다. 열대우림의 우기 같이 줄기차게 내리는 비, 비, 비. 어딘가에 숨어 있던 습기가 바깥으로 밀려나와 팔과 다리.. 정세나의 시 2014.09.22
한가위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서정주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오고 뒷 산에서 노루들이 종일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로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 정세나의 시 2014.09.03
[스크랩] 오월의 기도/ 정세나 오월의 기도/ 정세나 오월의 장미꽃으로 피어 있게 하소서 사무치는 그리움을 환한 등불로 밝히고 움트는 새순의 마음으로 당신을 기다리게 하소서 가시 돋친 성깔 꺾어버리고 당신의 구원으로 엮은 꽃다발로 사랑을 나누는 곤궁한 사람들을 위해 고개 숙여 기도하게 하소서 오월의 길.. 정세나의 시 2014.05.28